전혀 해내지 못했지만 일단 해냈다고 치자.

 

배낭여행을 홀로 떠난다는 것…

 LA. [여행의 설렘과 두근거림, 즐거움]이 [여행 중 예상치 못한 각종 사건사고 및 신체적, 정신적 부담에 의한 스트레스]에게 지기 시작한 첫 번째 과도기이다. 왜 첫 번째라고 적냐면, 이 직후에 간 라스베이가스에서 두 번째 과도기를 겪게 될 예정이기 때문이다…라고 해두겠다. (예상은 했지만 이 시기가 상당히 빨리 왔다.)

 나는 스트레스를 아주 쉽게 받고, 스트레스를 받을 수록 충동 제어를 못 하는 사람이다. 그럼 왜 멀쩡히 여행을 떠나서 정신적으로 고된 이야기나 하고 있느냐? 그 이야기를 꺼내려면, 우선 생존기를 풀어적어야 하는 수준이 되기 때문에 우선은 생존 기록을 남겨볼까 한다.

 로스앤젤레스라는 도시, LA라는 도시는 솔직히 말해 미국 내에서 치안이 굉장히 좋은 곳에 속하는데(처음에는 그게 믿기지 않았지만 순위를 보아하니 현재는 뉴욕보다 치안 안전 순위가 높은 것 같았다) 그게 그나마 나를 지금 살려둔 데 큰 역할을 해주지 않았나 싶다. 내가 조난(?)당한 곳이 LA라는 사실은 나에게 큰 위안을 딱히 주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나를 절망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지는 않았다.

 

 

LA의 교통, 치안

 LA에서 사용하는 것은 TAP 카드이며, 교통 수단에는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지하철이나 버스가 굉장히 느린 텀을 두고 오기 때문에, 느긋한 마음으로 임하다가는 미아가 되기 일쑤. 조금 뜸한 지역은 버스가 몇십 분은 그냥 기다려야 하는 수준으로 오며, 심지어 그것조차 정확하지 않아서 한참을 더 기다려야 하거나 말도 안 하고 버스 일정이 취소되는 일도 빈번히 일어난다. 

 쉽게 말해 LA의 교통은… 제법 쓰레기다. 직전에 내가 갔던 곳이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등 교통이 굉장히 잘 닦인 곳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이 글은 나의 일정상 LA, 그리고 로스앤젤레스의 바로 밑에 있는 애너하임을 통틀어 적히는데, 애너하임에서는 또 ORCA 카드라는 전혀 다른 교통 수단을 이용한다(시애틀의 그것이 맞다). 그리고 이래서 교통 민영화가 안 된다는 거다. 

 

귀엽게 생겼다.

 

 어디에나 마찬가지지만, 특히 북미에는 노숙자 문제가 심각하며 그 중 대부분이 지하철에서 밤을 보내고 싶어한다. 지하철 밖은 정말 춥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 유감인 점이 있다면, 나는 그 '지하철에서 밤을 보내고 싶어하는 노숙자'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는 조난당했다.

 그렇다. 나는 조난당했다.

 

 

Union Station

 이 곳을 아마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처음 내가 버스를 타기로 예정되었던 시간은 9시 15분이며, 나는 9시 30분으로 버스 시간을 착각하고 말았다. 하지만 그것을 고려해도 몇십 분은 거뜬히 일찍 도착할 수 있도록 예정을 잡았는데, 구글 맵이 무려 30분이나 느린 여행 일정을 표시해준 덕분에 보기 좋게 버스를 놓치고 말았다. 

 그 직후의 버스를 끊었을 때도 큰 문제는 느끼지 않았다. 오후 7시에 도착하는 편이면 무난히 LA의 숙소까지 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다가 깨보니 버스에는 큰 기술적 문제가 생겨 있었고, 덕분에 내가 LA에 도착한 시간은 약 11시였다. 원래의 예정보다 3시간에서 4시간 정도가 느려진 상태였다. 당연하지만 사람들은 모두 잠에 빠질 시기였고, 노숙자들이 블럭마다 즐비한 것은 물론 버스 역시 텀이 굉장히 느려진 상태였기 때문에 도무지 원래의 숙소까지 이동할 수 없었다. 이동했다간 중간에 칼에 찔려 죽을 것 같다는 선명한 공포가 밀려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나는 바로 옆에 있던 지하철역인 'Union Station'에 왔다. 이 역이 닫히는 1시까지 안에서 버티고 있었는데, 중간에 심각한 수준의 총격음이 층 바로 위에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난 정말 눈 뜨고 기절한다는 게 무슨 느낌인지 알 수 있게 됐다… 옆에 있던 현지인이 불꽃놀이라고 말하며(그게 정말 불꽃놀이였는지 나를 안심시켜주기 위해 한 거짓말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안심시켜주지 않았다면 정말 기절했었을 지도 모르겠다.

 비록 나는 SNS나 카톡으로 친구들과 농담 따먹기나 하면서 지내고 있었지만, 진지하게 목숨의 위협을 느끼고 있었다. 고작 하루만에 오버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여행을 홀로 온 젊은 동양인 여성이며, 막말로 LA에 존재하는 수많은 인간들 중 가장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쉬운 군상에 속한다고 자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내가 외로워하고 불안해하는 동안 끊임없이 말을 걸어주었던 친구들이 정말 고마웠지만, 그 당시 나는 극도의 불안 상태였기 때문에 컨텐츠를 열심히 제공하는 친구들의 톡을 보면서도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심지어 1시가 되고 나면, 역이 닫혀서 밖으로 내쫓길 수밖에 없었다. 졸지에 차가운 바람 속에 혼자 짐을 들고 선 나는 어쩔 수 없이 이제 와서라도 체크인을 할 수 없을지 확인해보려 했는데, 주변의 모든 숙소는 방이 다 찼거나 체크인을 받는 프론트가 닫혀 있었으며 그렇다고 그냥 이동하자니 1블록에 평균 3노숙자들이 있는 상황에 섣불리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 때 유니온 역을 지키고 있던 메트로 시큐리티의 도움과 자비로, 구석에 있는 그나마 바람이 덜 드는 의자에 누워서 잠을 청할 수 있었다. 사실 나처럼 길을 잃은 여행자들 몇 명이 이곳을 계속 방황하고 있었으며, 시큐리티들이 몇 명씩 교대 근무를 하며 내 곁을 지켜 주었던 덕분에 다행히도 점점 불안은 줄어들었고, 종래에는 아예 곯아 떨어지기까지 했다.

 

당시에 SNS에 횡설수설했던 글... 진짜 쳐자다가 정신차려보니 베개가 생겨 있었다.

 

 여기서 정말 웃긴 일이 있었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어떤 다른 여행자가 내가 안쓰러웠던 건지(ㅠㅠ) 목 밑에 목베개를 넣어둔 것이다… 시큐리티는 그걸 훈훈한 눈으로 봐주고 있었고. 완전히 촌극이었다. 정말 감사했지만, 만약을 대비해 아침이 밝았을 때 목베개는 버리고 왔다.

 원래라면 유니버셜 할리우드 스튜디오에 방문한 뒤 저녁에 느긋하게 애너하임으로 이동할 예정이었지만, 극도로 피곤하고 정신적으로 소모되어 있었던 나는 도저히 그럴 수 없었기 때문에 그날 잡혀 있었던 일정을 포기하고 바로 애너하임행 새벽 버스를 탔다. 핸드폰 배터리도 아슬아슬했던 시점에 버스 → 스타벅스 → 숙소 로비에서 충전을 하며 버틸 수 있었던 건 큰 다행이었다.

 아무튼, 이렇게 LA에서 30시간 가까이 초 긴장 상태로 깨어 있었던 나는… 애너하임의 숙소에 체크인을 하자마자 곯아떨어져서 열일곱 시간을 쳐잤다. 지나고 나니 나름대로 추억 보정이 붙어서 자소서에 써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그런 일이 있었다.

 

 

Disneyland - Califorina Adverture Park

 이런저런 난리는 있었지만, 그와 별개로 시간은 알아서 흐르고…나는 캘리포니아 어드벤처 파크라는 곳에 갔다.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디즈니랜드의 어드벤처 파크였지만, 막상 가보니 생각보다 금방 돌아다닐 거리가 동나는 느낌이었다. 디즈니 캐릭터들에게 큰 관심은 없고 이것저것 타면서 즐기고 싶다는 마음이 더 큰 나에게 나쁜 선택은 아니었다. 하지만 진지하게 시간을 오래 보내고 싶고, 나는 '디즈니랜드'를 즐기고 싶지 그냥 놀이공원에 가고 싶은 게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든다면, 어드벤처 파크를 추천하진 않는다.

 

낡은 시테양요. 즐겁긴 했지만 체력이 이미 크게 고갈되었던 후라서 거의 기다시피 돌아다녔다. 미니마우스 모자는 그냥 샀는데... 생각보다 마음에 들었음. 내 머리가 좀 커서 살짝 낑겼지만(ㅠㅠ)

 

 캘리포니아 어드벤처 파크는 총 7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그 중에서도 아직 완공이 되지 않아 계속 공사를 진행중인 구역이 있어서, 7개 구역이라고 하지만 적당히 돌아다니면 컨텐츠가 동 나고 없었다. 나는 인크리디코스터만 네 번 탔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팁이지만, 천하의 디즈니랜드 조차도 8시 정시 출발에는 당해낼 사람이 없었던 모양이다. 8시를 맞추어 들어갔던 나는 고작 10분의 대기줄로 롤러코스터를 연속 세 번 탑승하고, 기다리지도 않고 애리얼을 구경하러 갔으며, 그 외에도 온갖 사람 한 명 없는 구역을 돌아다니며 관람차도 타고 별 짓을 다 했다. 그런데 대기줄이 없으니까 또 문제인 게, 사람 없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고 돌아다니니까 체력이 굉장히 빠르게 고갈된다. 그렇게 내가 지쳤다고 생각했을 때는 고작 10시, 2시간이 지난 때였다…

 

티켓은 스파이더맨이 뽑혔다. 안 그래도 스파이더맨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서 기쁘게 받았다. 걔 줄 거임

 

 어드벤처 파크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게, 꽤나 많은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가지고 있지만 그와 별개로 김빠지는 난이도인 것은 어쩔 수 없다. 에버랜드의 T익스프레스 같은 것만 타다가 인크리디코스터를 타면 버틸만하다…라는 감상 정도가 고작. 그렇다고 재미가 없었냐면 그건 절대 아니었음! 

 너무너무 즐거웠고, 하루 종일까지는 아니고 여덟 시간 가까이를 돌아다니면서 밥도 먹고 이것저것 놀기도 했는데, 확실히 디즈니랜드 내부의 음식 가격은 꽤나 부담이 있는 수준이다(밖이라고 안 비싼 게 아니긴 한데 아무튼). 당연하지만 기념품이나 머리띠도. 디즈니랜드의 명물이라고 부를 수 있는 미키/미니마우스 머리띠는 하나에 29달러, 세금을 포함해 한국 돈으로 치환하면 약 4만 5천원 정도의 가격이 된다. 어마어마하니까 냉정하게 생각해보시길…

 

정말 많은 일이 있었지… (그리고 중간부터 인간이 너무 많아져서 쫌 힘들었음)

 

 다양한 어트랙션에 탑승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인크리디코스터 (나는 이것만 네 번을 탔다. 다섯 번을 채우고 싶었는데 슬슬 시간이 늦어서 어쩔 수 없었음) 그 다음으로 미키마우스 얼굴이 그려진 흔들리는 곤돌라였다. 

 롤러코스터는 그렇다쳐도 관람차가 왜 기억에 난데없이 남았냐면… 이게 롤.코보다 더 무서웠기 때문이다. 아니 재미있는 의미로 무서운 게 아니라 진짜 목숨의 경각이 느껴지는 수준의 두려움이었다. 우선 계속 줄이 지지짓대는 소리가 들리는 게 문제다. 사진을 찍자니 흔들리고, 경치 구경을 안정적으로 하자니 관람차가 안정적이지 않고, 그렇다고 스릴이 있느냐 하냐면… 전혀 그냥 목숨의 위협을 주며 흔들릴 뿐임 하지만 롤.코를 타기엔 새가슴이고 그렇다고 회전목마를 타자니 자존심이 상하는 사람, 본인이 용감하다고 자처하지만 사실 조금 겁이 많은 아이들이 타기에 딱 좋은 수준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에겐 그냥 밍숭맹숭했다………) 물론 사진은 안 흔들리는 동안 잘 찍었음!!

 인크리디코스터는 인크리디블이라는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좌충우돌 모험을 체험하는 식의 롤러코스터인데, 대충 우로보로스 급의 능력을 가진 막내 아기가 실종된 것을 찾으러 다니는 스토리로 추정되었다(왜 추정하냐면 정신이 없어서 영어를 하나도 못 들었음). 이 정도 롤.코는 뜬눈으로 치울 수 있어야 히어로를 하는구나 느꼈다. 언젠간 나도 히어로즈 크로스를 달아보고 싶었는데 인생은 멀고도 험하다…

 

마무리는 고통톡으로... (그런데 정신 차려보니 나도 정말 빌런만 찍고 있었음ㅋ 하여간 오타쿠들은)

 

 

Universial Studio Hollywood

 나는 포터모어가 아니지만, 내 친구 중에는 포터모어가 꽤나 많다. 애초에 할리우드 영화들에 별로 관심도 없던 내가 이곳에 굳이 들르기로 한 것은 해리포터 체험관이 대부분의 이유를 차지하고 있었다(실제로 나는 해리포터 체험관만 관람했고, 나머지는 들르기만 했다).

 1권부터 7권까지 이어지는 감동적인 이야기라면 나도 이미 진작 영화로도 책으로도 주행을 마쳤다. 하지만 그 후로 끝없이 이어지는 329479283개의 뇌절, 작가 조앤K.롤링의 각종 쓰레기 같은 혐오 발언, 호크룩스로 온갖 개쌩쇼를 다해가며 고생한 볼드모트보다 오래 산 것으로 밝혀진 호그와트 직행 열차의 과자 파는 할머니 등등의 설정은 나의 영혼을 해리 포터와 격리시켰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미워할 수 없는 좋은 배우들, 어릴 적부터 꾸준히 봐온 마법 시리즈에 대한 추억은 나를 잠깐이나마 돌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내가 무슨 짓을 했냐면.

내가 산 것은 헤르미온느 그레인저의 지팡이. 릿사링이 좋아하는 캐릭터라고 해서 이걸 골라 써보기로 했음! 손에 착 감기는 느낌이 마음에 들었다.

 

 마법사가 되기로 했다.

 호그와트에 입학하는 나이는 내가 알기로 10살인가 11살인가 12살 셋 중 하나였는데, 대충 내 나이의 절반이다. 이미 늦어도 한참 늦었지만 세상에는 50대 60대도 대학을 졸업한 채 제대로 된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나이를 잣대 삼는 것은 어른답지 못하다. 만 스물 두 살이 호그와트 입학 좀 할 수도 있지.

 신기하게도 해리포터 체험관에는 마법을 쓸 수 있는 장소가 있어서, 원작 내에 나온 특정 주문을 특정 장소에서 지팡이를 잘 휘둘러 외우면 실제로 마법이 발동되는(!) 체험을 할 수 있었다. 난 당연히 모든 곳에 마법을 써보았는데, 이게 보기와 달리 굉장히 어렵다. 사진기 비스무리한 게 있어서 그것을 보고 의식하며 최대한 잘 보이게 뚜렷하게, 그러나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게 지팡이를 휘둘러 모양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이게 정말 뻐킹 어려운 것이다. 차라리 프세카 마스터 플립 판정이 이것보다 쉬울 것 같음. 

 내가 몇 번 실패하고 앓고 있는데, 나를 한심한 눈빛으로 바라보던 어떤 여자 아이가 내 자리에 서더니 단 한 방에 인센디오를 성공시키고 떠나는 것을 봤을 때 나는 저 아이가 헤르미온느 지팡이의 진짜 주인이라고 확신했다. 1편을 볼 때 론이 해리에게 헤르미온느 재수없다고 뒷담까는 장면이 있었는데, 대충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것이야말로 재능의 차이다. 평범한 소시민의 입장으로는 질투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반응이 없다. 

 

간지난다.

 

 아무튼 이곳저곳 많이 돌아다니니 남은 것은 많았다. 개인적으로 가장 극락?이라고 느꼈던 것은 역시 버터맥주였던 것 같다. 말이 맥주라고 하지만 실제 알코올은 (아마도) 안 들었으며, 버터의 부드러운 맛과 톡 쏘는 듯한 탄산이 어우러져 끝내주는 맛을 냈다. 될 수 있으면 또 마시고 또 마시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한 잔에 2만원 가까이 하는 가격을 보고 한 잔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맛있다. 정말 충격적으로 맛있다. 참고로 컵은 그냥 주니까 집에 가져갈 수 있다.

 

 그 외에도 다양한 볼거리들이 있었지만 해리 포터 체험관에서 온 기력을 쭉 빨린 나는 더 이상 무언가 보았다는 느낌을 지속할 여력이 없었다. 그냥 개쩔었다는 감상만 남았을 뿐… 사진은 부지런히 찍었고 추억도 고스란히 남았지만 이 정도면 기록은 충분할 것 같다.

 

 

마치며…

 아무튼 나는 이 즈음부터 이미 '살려달라'고 SNS에 끝없이 빌고 있는 중이었다. 아무리 여행해도 여행이 끝나질 않아…! 여행이 과제처럼 밀려와! 하지만 그렇다고 여행을 그만두고 싶냐면 그건 절대 아니었다! 나는 한국에서는 절대 즐길 수 없는 것들을 관찰하고 체험하는 게 무척이나 즐거웠고, 또 행복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체력은 착실히 동이 나고 멘탈은 점점 아방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로스앤젤레스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게 가장 무서운 부분이다. 그건 바로 로스엔젤레스가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것…